후아힌 해변에서 맥주도 마시고 방콕으로 돌아갈 셔틀버스를 예매하고 나니 후아힌에서 해야 할 일은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후련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저녁을 한 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구글 지도의 식당들을 보다가 Moon Smile & Platoo 라는 식당이 괜찮아 보여 찾아갔다.
이 식당은 지난 며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자주 봤었다. 괜찮아 보였지만 조금 비싸지 않을까 했던 곳이었는데, 며칠 동안 저렴한 식사만 했기 때문에 큰맘 먹고 계단을 올라갔다.
입구 계단에 맥주 해피아워라고 쓰여 있는데 사실 이 공간은 두 가게가 함께 사용하는 곳이라 해피아워는 오른쪽의 술집에만 적용되는 가격이었다. 이 사실을 밖에서는 알기 힘들었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니 알 수 있었다.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해주고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메뉴판이 두꺼워서 메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노래방 책을 찾아보는 느낌으로 한참을 고민하다가 푸팟퐁커리와 맥주 창 작은 병, 스팀 라이스를 주문했다.
처음에 자리에 앉을 때, 메뉴판을 가져다줄 때, 주문을 받을 때 모두 종업원이 웃으면서 상대를 해주니 대접받는 기분이었다. 근래 다녀본 식당 중에서는 가장 상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물론 그만큼 가격은 비쌌다. 푸팟퐁커리 350바트, 맥주 작은 병 90바트, 스팀 라이스 20바트였다.
먼저 맥주를 가져다줬는데, 작은 맥주를 주문했는데도 잔을 가져다가 따라줬다. 그리고 맥주 한 모금 마시는데 왜 이렇게 맛있어... 작은 병을 주문한 것을 후회했다.
음식이 나오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푸팟퐁커리는 게살로만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내가 그동안 먹어왔던 푸팟퐁커리와는 다르게 조금 거칠었다. 양파 쪽파가 고명이 아니라 같이 볶아져서 나와 부드럽게 밥에 얹어 먹는 것이 아니라 같이 씹으면서 먹어야 했다. 이런 방식으로도 만들어 먹는구나 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한국에 돌아와서 이런 식으로 여러 번 만들어 먹었다.
에어컨이 없는 실외였지만 바람이 살짝 불었고 해 질 녘이라 덥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다 먹을 때쯤에는 살짝 어둑해졌는데, 조금 늦게 왔으면 더 좋은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계산서를 달라고 해서 팁 40바트 포함해 500바트를 두고 식당을 나왔다.
푸팟퐁커리는 혼자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았는데 남기기는 아까워 다 먹었더니 배가 많이 불렀다. 소화도 시킬 겸 후아힌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뭔가 무서워서 가보지 못한 소이 빈타밧도 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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