똠얌라면을 만들어 먹고 코코넛밀크가 많이 남았는데, 개봉하고 하루 안에 다 쓰라는 문구가 있길래 우유를 사용하기 위해 요리를 했다. 코코넛밀크가 비싸서 평소에는 코코넛크림 분말을 물에 개어서 사용하는데, 오랜만에 진짜 코코넛 밀크로 커리를 만들었다.
커리 페이스트는 시암파라곤 지하 마트에서 샀던 deSIAM 제품을 사용했는데, 다른 브랜드의 커리 페이스트를 사용해도 된다. 옐로커리, 그린커리 등도 만드는 방법은 모두 동일하다. 커리 페이스트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도 팔고, 인터넷에서는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 내가 이런 페이스트나 키트를 이용해서 만든 태국 요리 글을 올릴 때 자주 쓰는 이야기지만, 포장에 적혀있는 몇인분에 대한 내용은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3분 카레처럼 즉석 커리가 아닌 이상 페이스트로 만드는 커리의 요리법은 위와 거의 같다. 다만 제품마다 페이스트의 양이 다르고 사용하는 물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조리법은 꼭 확인를 하자. 여러 커리 제품들의 조리법을 보면 소고기, 닭고기, 새우 등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간혹 카피르 라임잎이나 레몬그라스를 넣어서 끓이라는 설명이 있는 제품도 있다. 카피르 라임잎은 건조된 제품을 구할 수 있는데, 두고두고 쓸 수 있으니 태국음식을 자주 해 먹는다면 한 봉지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위 조리법에 따르면 350g의 고기, 400m의 코코넛밀크, 100ml의 물, 200g의 채소가 필요하다.
조리법에도 적혀있지만, 단맛과 짠맛을 위해 설탕과 피쉬소스가 필요하다. 가운데 제품은 이마트에서 샀던 코코넛 밀크다.
고기는 닭가슴살 두 덩이와 닭봉 세 개를 준비했다. 해동된 고기를 물에 한 번 헹구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했다. 소금후추로 밑간도 했다.
방울토마토는 필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넣어야 하는 재료다. 익은 토마토는 정말 맛있다. 냉장고에 항상 있는 삶은 계란도 요리에 사용했다.
팬에 기름을 한두 숟가락 두르고 너무 높지 않은 온도에서 페이스트를 볶아준다. 높은 온도에서 볶다가 기름과 커리가 옷에 튀고 잘못하면 탈 수도 있으니 약한 불에서 2~3분 정도 향이 충분히 올라올 때까지 볶는다.
볶던 커리에 닭고기를 넣고 역시 2~3분 볶아준다. 불은 중간불 또는 중강불에서 느긋하게 볶아준다.
타지 않게 조심하자.
사용하고 남은 코코넛밀크가 400ml가 조금 안되는 양이라 다 붓고 물은 조리법보다 많은 150ml를 넣었다. 닭고기를 충분히 익혀줄 것이다.
물이 끓으면 반으로 가른 방울토마토와 삶은 계란을 넣어준다. 나는 카피르 라임잎이 있어서 3장 넣었다. 설탕을 밥숟가락으로 깎아서 한 숟가락 넣고, 피쉬소스도 한 숟가락을 넣었다. 맛을 보니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어서 설탕을 한 숟가락 더 넣었더니 맛이 확 살았다. 피쉬소스는 국물을 먹어보면서 더 넣는다. 불을 중불로 맞추고 10분을 끓였다.
커리 먹는다고 일부러 안남미로 밥을 했다. 밥그릇에 밥을 넣고 접시 위에 뒤집으면 위와 같은 모양의 밥이 나온다.
의미 없는 고명은 다른 요리에 사용하고 남은 청양고추를 올려줬다. 만들고 보니 생각났는데, 난 태국에서 레드커리를 먹어본 적이 없다. 항상 옐로나 그린커리를 먹었다. 어쨌든 이 레드커리는 굉장히 맛있었다. 닭봉보다는 오히려 닭가슴살이 더 맛있었고, 토마토를 더 넣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삶은 계란도 반으로 갈라서 먹으니 떡볶이 국물에 적셔 먹는 노른자만큼이나 좋았다. 만들어진 전체 양을 보니 2~2.5인분 정도의 양이 되는 것 같다. 평소에 식사량이 많은 편인데 건더기는 다 먹고 국물은 어느 정도 남았다.
커리 페이스트, 코코넛 밀크 등 일부러 사야 하는 재료가 있지만, 요리 난이도가 높지 않고 쉽게 맛을 낼 수 있으니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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