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등뼈로 태국 음식 랭쌥 만들기 (Tom Leng Zaab)

랭쌥을 집에서 여러 번 만들어 먹었는데, 그동안 잘못 만들어 먹고 있었다. 그동안에는 처음부터 큐브와 등뼈를 같이 넣고 삶았는데, 등뼈의 기름기가 다 녹아 나와 굉장히 느끼했었다. 고기를 따로 삶고 기름진 국물을 안 쓰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랭쌥 큐브를 사용했다. 검색해보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곳이 아직 없었는데, 큐브를 대체하려면 아래 재료들로 직접 육수를 만들면 된다. 재료들을 보면 알겠지만, 맑은 국물의 똠얌꿍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미리 육수를 내지 않고 고기를 삶은 후에 넣어서 사용하면 되는데, 그것은 아래 조리과정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갈랑갈,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잎은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다.

• 갈랑갈 (생강과 비슷한 동남아 식재료)

• 레몬그라스

• 카피르 라임잎

• 고수뿌리

• 라임즙

• 양파

• 마늘

• 조미료 (포크스톡, 미원 등)
  

제품 포장에 의하면 큐브 하나당 물 1L를 사용한다. 하지만 여러 번 먹어본 경험으로는 정량으로 하면 싱겁다. 물 1.5L에 큐브 두 개가 적당한 것 같다. 완성된 요리 위에는 초록색의 채소들이 잔뜩 올라가는데, 나는 청양고추를 사용할 것이다. 설명서에 쓰인 대로 샐러리나 파슬리를 사용해도 되지만, 고명으로 쓰려고 일부러 사기는 아까우니 집에 있는 초록색 채소들을 이용하자.

등뼈는 노브랜드 1.2kg 냉동 제품을 사용했고,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준다. 한 시간에 한 번씩 두세 번 정도 물을 갈아준다.

핏물을 빼준 등뼈는 끓는 물에 5분만 데쳐준다.

데친 뼈는 표면을 한 번 씻어준다.

냄비를 깨끗하게 씻고, 다시 물을 받아서 데친 등뼈를 본격적으로 삶아준다. 나는 등뼈 삶은 물을 다른 요리의 육수로 사용하려고 넉넉하게 물 3.5L를 넣었다. 타이머는 70분을 맞추고 뚜껑을 닫아서 끓였다.

고기가 삶아지는 동안 채소들을 준비한다. 라임즙은 생라임을 사용하면 좋고, 작은 병으로 파는 라임즙을 써도 된다. 청양고추는 씨를 제거하고 4개를 다져서 준비했다.

70분을 삶아도 고기는 약간 뻣뻣한 느낌이 있는데, 랭쌥 육수에 추가로 삶아줄 것이다. 등뼈육수는 다른 냄비에 담아서 따로 보관했다. 등뼈육수가 식으면 뒤에 기름이 뜬다. 이 기름을 제거하고 보관했다가 전골 같은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나는 순대전골을 만들 때 사용했다. 3.5L를 70분 끓이니 1.3L 정도가 남았다. 거의 반이 증발했다.

냄비를 다시 씻어서 물 1.5L에 랭쌥큐브 두 개를 넣었다. 그리고 베트남 건고추 4개를 반으로 갈라서 넣어줬다. 큐브가 없으면 글 초반에 적어둔 재료들을 넣는다. 갈랑갈은 2~3cm 정도 크기를 슬라이스하고, 레몬그라스는 어슷썰어서 넣는다. 라임잎과 고수뿌리는 그냥 넣고, 마늘은 2~3개 으깨서 넣는다. 조미료는 1티스푼 정도, 피쉬소스 한두 스푼,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간은 약간 부족하게 한다.

육수를 오래 낼 필요는 없고 물이 끓으면 바로 등뼈를 넣는다.

고기는 10~20분 정도 삶는다. 한 번 삶아서 기름기는 많이 빠졌지만, 그래도 오래 삶으면 육수가 느끼해진다. 정말로 깔끔한 국물을 먹으려면 처음에 고기를 삶을 때 90분을 삶고, 랭쌥육수를 바로 끼얹어서 요리를 완성해도 된다. 나는 15분을 삶고, 라임 한 개를 즙을 짜서 넣고 1분만 더 끓여서 요리를 완성했다. 라임즙은 취향이나, 많이 넣어야 맛이 난다

등뼈를 접시에 잘 쌓고, 육수를 적당량 붓는다. 그리고 고추를 위에 뿌려주면 랭쌥이 완성된다. 그동안 만들어 먹은 랭쌥 중에 가장 맛있었다. 고기는 부드럽게 잘 삶아졌다. 육수는 느끼하지 않고 적당한 신맛에 감칠맛이 좋았다. 국물까지 싹 다 마셨다. 창이나 싱하 맥주를 곁들이면 더 좋다. 나는 이날 쿵푸걸 리슬링 와인이랑 먹었는데, 잘 어울렸다. 만드는 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는데, 먹는 데는 20분도 안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