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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온눗 The Qube Fifty Hotel 주문식 조식 후기 (더 큐브 피프티 호텔)

태국/호텔숙소

by TEXTIMAGE 2020. 1. 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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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방콕 온눗 지역의 신규호텔인 더 큐브 피프티 호텔에 대한 숙박후기를 남겼었다. 이 호텔 조식은 뷔페가 아니라 주문을 받아서 만들어 주는데, 4박 5일 머무는 동안 총 네 번, 여덟 가지의 음식을 먹었다.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하나를 주문하면 다른 하나를 더 추천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를 먹게 해줘서 아침을 든든히 먹을 수 있었다.

식당은 호텔 건물 1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내려 바로 오른쪽 문으로 나가면 식당 입구가 있다. 새 건물이라 그런지 굉장히 깔끔하고 쾌적한데, 뒤편의 정원 때문에 푸릇푸릇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뷔페가 아니라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면 만들어서 가져다준다. 식당 입구에 있는 메뉴판이 있으니 서서 보거나 자리에 가져가서 보면 된다. 주로 태국 음식들이고, 서양식 조식도 몇 가지 준비되어 있었다.


조식 첫

첫날에는 주문식으로 먹는 조식인 줄 모르고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한쪽에 간단한 샐러드와 과일, 커피와 티만 준비되어 있었다. 커피나 한잔 마시고 밖에 나가서 아침을 따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직원이 들어와서 메뉴판을 보여줬다. 메뉴가 많아서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앞치마를 두른 주방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와서 국물 음식 하나를 추천해줬다. 국만 먹어서는 배가 안 찰 것 같아 팟카파오무쌉(돼지고기 바질 덮밥)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알겠다고 하고 주방장은 주방으로 돌아갔다.

식당에는 나 혼자여서 음식이 금방 나왔다. 스프 먼저 나왔는데, 태국스러운 향과 맛이 배어 있었다. 향신료 싫어하시는 사람은 못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이어 팟카파오무쌉이 나왔는데, 비주얼을 보고 감동하고 양을 보고 실망했다. 어디 좋은 식당에서 주문하면 나올 것 같은 플레이팅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좋은 식당에서나 줄법한 양의 음식이 나왔다. 음식은 훌륭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감칠맛이 살아 있다.

밥을 먹은 후 직접 가져다가 먹은 과일들. 왠지 내가 소비를 안 하면 내일 버려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호텔에 손님이 없어서 종류별로 골고루 먹었다.


조식 둘째 날

둘째 날에는 메뉴판을 좀 더 천천히 살펴볼 여유가 생겼다.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메뉴판을 챙겨 자리를 잡고 천천히 모든 메뉴를 살펴보고 새우볶음밥과 스프 하나를 주문했다.

이날도 스프가 먼저 서빙이 됐다. 어제보다 더 강력한 태국의 향과 맛이 났다. 나는 향신료를 좋아하고 고수도 좋아하기 때문에 입에 잘 맞았다.

새우볶음밥 카오팟꿍은 평범한 맛이었다. 전체적으로 여기 음식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맛인데, 볶음밥은 간도 살짝 부족한 듯싶어 피쉬소스를 뿌려서 먹었다. 그리고 역시나 양이 조금 적다.

식당 뒤편으로 정원이 있다. 사진찍기 딱 좋은 모습으로 꾸며진 공간인데, 밖에도 테이블이 몇 개 있다. 아침이라도 더웠기 때문에 나는 안에만 있었는데, 뭔가 운치를 느끼고 싶다면 밥을 먹고 밖에서 커피 한 잔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조식 셋째 날

어제보다 더 자연스럽게 식당에 입장해 메뉴판을 가지고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펼쳐서 보고 있는데 주방장이 들어와서 내게 오믈렛스프를 추천했다. 별로 당기지는 않았는데, 너무 젠틀하게 추천을 하셔서 거부할 수 없었다. 역시 국만 먹을 수는 없으니 메인 요리로는 팟씨유를 주문했다.

음식들이 조금 손이 가는 것들이라 그런지 살짝 오래 기다린듯한 느낌이 들 차에 오믈렛스프가 서빙됐다. 비주얼을 보고는 역시 다른 걸 시킬 걸 그랬나 싶었는데, 맛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와우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맛이 엄청났다. 이런 시원한 맛과 감칠맛을 어떻게 낸 건지 궁금해하며 건더기들과 함께 한 입 한 입 먹어 치웠다. 해장용으로도 딱 좋은 국물이었다. 살짝 특이했던 것은 우리나라 계란국처럼 계란을 육수에 직접 푼 것이 아니라 스크램블 에그를 넣은 점이었다.

앞에 요리가 너무 강력해서 메인 요리인 팟씨유는 그냥 그랬다. 제법 센 간의 스프를 먹어서 그런지 간도 안 맞게 느껴져서 피쉬소스와 고춧가루를 팍팍 뿌려서 먹었다.


조식 넷째 날

태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마지막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섰다. 마지막이니 가장 일반적인 태국음식을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똠얌꿍과 팟타이를 주문했다.

둘째 날까지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코너가 있었는데, 안 먹어서 그런지 어제부터 샐러드 코너가 아예 없어졌었다. 그런데 오늘은 강제배식을 하겠다는 건지 시키지도 않은 샐러드를 전채요리처럼 가져다 주었다. 샐러드를 즐기지는 않지만 먹어서 나쁜 것은 없으니 먹었는데, 생각보다 드레싱이 많이 맛있어서 그동안 안 먹은 것을 후회했다.

이어서 역시 주문하지 않은 프렌치토스트가 나왔다. 이 음식도 원래는 빵 코너에 있었다. 미리 구워둔 것을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해뒀는데, 샐러드와 마찬가지로 홀에서는 없어지고 주방에서 바로 만들어서 따뜻하게 가져다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전채요리를 먹은 후 드디어 똠얌꿍이 나왔다.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똠얌꿍을 좋아하는데, 이 똠얌꿍은 깔끔한 맛이기는 하지만 조금 심심하게 느껴졌다.

팟타이는 제일 늦게 나왔다. 비주얼은 정말 좋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양이 조금 적다. 맛은 괜찮은 편. 앞에서 샐러드와 빵을 챙겨줘서 먹었기 때문에 배부르게 마지막 조식을 먹을 수 있었다.

2019년 말에 다녀온 호텔이었는데, 신규 호텔이라 조식을 운영하는 방식이 완전히 정착되지 못하고 조금씩 변하는 느낌이 있었다. 사람이 많아지면 이런 주문식 조식을 주방장 혼자서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고 다른 곳처럼 뷔페식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당장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호텔 소개보다 더 길게 쓴 더 큐브 피프티 호텔의 조식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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