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친구들과 있을 때, 귀국 전 마지막 음식을 무엇으로 먹일까 고민하다가 수끼를 먹기로 하고는 MK 수끼에 데려가기로 했다. 타워클럽 르브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저녁에 공항 가기 전까지 잠시 머물 목적으로 예약한 프럼퐁의 저렴한 숙소에 체크인했다. 방에서 구글 지도를 켜고 MK를 검색하는데 더 엠콰이어 쇼핑몰에 두 개의 MK 레스토랑이 떴다. 하나는 그냥 MK, 다른 하나는 MK Live였는데, 검색해보니 MK Live는 고급 버전의 MK 레스토랑이었다.
마지막이니 좋은 것을 먹자는 생각으로 MK Live에 갔는데, 다른 MK와는 다르게 매장 인테리어가 독특했다. 채소를 직접 키우는 건지, 관상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샤브 채소들이 진열장 안에서 자라는 듯한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매장 곳곳에 초록색이 배치되어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한 것 같은데, 모던한 거대 쇼핑몰 안에 이런 공간이 있으니 조금 작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오후 4시가 넘어서 식당에 들어갔는데, 어정쩡한 시간 때문인지 가격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넓은 매장에 손님은 딱 두 테이블이 있었다. 자리를 안내받고 메뉴판을 받아서 기본적인 메뉴들을 주문했다. 치킨 육수와 똠얌 육수 반반, 모둠 야채와 와규 소고기가 세트로 되어 있는 것과 해산물 몇 가지를 주문했다. 친구들에게는 마지막 식사이기에 돈을 아낄 생각은 접어두었다.
음식 주문 후 맥주도 달라고 했는데, 오후 5시 이후에 주문할 수 있다고 했다. 마트에서는 술을 안 파는 것을 아는데, 식당에서도 이럴 줄 몰랐다. 다른 식당에서는 시간 때문에 술은 안 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주문을 받고 돌아간 직원이 수끼냄비를 가져다주고 곧 야채와 해산물이 서빙됐다. 고기는 다른 것들보다 조금 늦게 나왔다.
육수가 끓자 야채들을 먼저 넣어주었다.
야채가 숨이 죽었을 때 고기를 넣고 바로 건져서 먹었는데, 역시 비싼 고기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 그런데 고기양이 너무 적다. 아마 220g인가 했을 것인데, 장정 세 명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고기 한 점이 커서 하나씩 먹으니 끝났다. 약 1,500밧 치의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이번에는 호주산 소고기와 야채 세트를 주문했다.
너무 빨리 먹어서 그런지 직원이 웃으면서 빈 접시를 가져가고 새로운 채소와 고기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금방 다 먹고 또 시켜 먹을 것으로 예상했는지 우리 테이블 근처에서 머물렀다. 친구들을 찍으려고 고프로를 켜뒀었는데, 녹화된 영상을 한국에 와서 확인하니 직원이 테이블 근처를 안 벗어나고 우리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배는 조금 채워야 할 것 같아 사이드 메뉴로 완자 같은 것도 하나 주문했다. 마치 처음처럼 야채를 넣고, 고기를 넣고, 완자를 넣었다. 그리고 또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다시 메뉴판을 펼쳐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이번에는 돼지고기와 채소 세트를 주문했다. 돼지고기까지 시키면서 메뉴판 앞에 있는 세트 메뉴를 다 주문하는 셈이 됐다.
돼지고기라 그런지 양이 조금 많아 보였다. 그리고 세 번째 판을 먹기 전에 약간의 포만감이 올라오더니 돼지고기마저 다 먹으니 적당히 배가 불렀다.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여기서 돈을 엄청나게 쓸 뻔했다.
계산할 때 3,000밧이 조금 넘게 나왔는데, 맥주까지 먹었으면 4,000밧은 우습게 나올 뻔 했다. 쇼핑몰을 나와서 프럼퐁 카르카마켓 다이닝에 들러 친구들이 기념품을 살 수 있게 하고 바로 방콕에서의 마지막 맥주를 마시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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