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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온눗 찜쭘 샤브샤브 먹기 in New On Nut Market

태국/먹은기록

by TEXTIMAGE 2020. 1.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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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직전 글인 방콕 온눗의 New On Nut Market 에는 다양한 음식들을 파는데, 가장 좋아하고 많이 먹은 메뉴는 태국의 샤브샤브인 찜쭘이다. 찜쭘은 토기 안에 육수가 담겨 나오고 숯을 열원으로 사용하는 음식인데, 야시장이나 태국식당에서 접할 수 있다. 찜쭘 토기 그릇을 내놓은 식당은 종종 보이는데, 막상 먹으려고 하면 주변에서 파는 가게를 찾기 힘든 그런 음식이기도 하다.

온눗지역에 저녁이면 활기차게 영업을 하는 먹거리 야시장이 몇 곳 있는데, 역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코너79, 바로 옆에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곳, 그리고 역에서 15분 이상 걸어야 하는 골목에 있는 뉴 온눗 마켓이 있다. 세 곳 모두 찜쭘을 파는데 맛은 비슷하고 고기와 해산물 구성만 조금 달라지기 때문에 아무 데서나 먹어도 무방하다.

뜨거운 음식이기에 땀이 나고 술까지 마시면 얼굴이 벌게지면서 약간 꼴사나운 모습이 되기 때문에 나는 사람이 별로 없고 테이블 간격도 넓은 뉴 온눗 마켓에서 이 음식을 주로 즐겼다.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한 번은 이 음식을 먹다가 화장실을 갔는데 땀이 너무 나서 얼굴과 목이 번들거리고 머리가 떡진 모습을 본 이후로는 약간 신경을 쓰고 있다. 태국인들은 이런 음식을 먹으면서 어찌 땀도 잘 안 흘리는지 신기할 뿐이다.

내가 처음 찜쭘을 먹은 곳이 이곳 뉴 온눗 마켓이었다. 처음에 토기를 보고 이거 달라고 하니 큰 거 작은 거 물어보길래 작은 것을 달라고 했었다. 야채와 고기, 해산물, 버미셀리, 그리고 소스 두 개가 서빙됐다. 숯불을 피우는 데 시간이 필요했는지 육수는 조금 늦게 나왔다.

음식을 가져다준 아저씨가 내가 초짜인 줄 알았는지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재료들이 서빙되면서 계란도 하나 같이 나왔는데, 일본처럼 계란물을 만들어서 찍어 먹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아저씨가 계란을 고기 위에 깨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젓가락으로 잘 섞어주고는 육수가 끓으면 넣어서 먹으라고 했다. 이후에 다른 곳에서도 먹어봤는데, 계란물이 섞여서 나오는 곳이 있었고 그냥 날계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아저씨는 초록색 소스가 많이 맵다고 조금만 찍어서 먹으라고 했다. 그린커리가 레드커리보다 매운 것처럼 실제로 초록색 소스가 빨간색보다 훨씬 맵다. 그런데 매운 거 좋아해서 왕창 찍어 먹었다.

채소는 배추, 공심채, 새송이, 그리고 고수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여기는 작게 썰려서 나왔는데, 어떤 곳은 토기 안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큰 채소들을 그대로 주는 곳이 있다. 그런 곳에서는 손으로 뜯거나 찢어서 육수에 넣으면 된다.

이게 토기라 보니 조금 단점이 있었는데, 열전도율이 떨어져 육수가 끓는 데 오래 걸렸다. 김은 올라오는데 끓을 생각을 안 한다. 뚜껑을 중간중간 열어보며 끓는지 확인하고 야채와 고기를 넣었다. 그리고 뚜껑을 다시 닫아 재료들이 익기를 기다렸다. 샤브샤브라고는 하지만 고기 두께가 조금 있어서 바로 먹기에는 조금 찜찜했다.

재료가 익었다고 생각될 때 건더기들을 건져 소스에 찍어 먹었다. 음식은 뜨겁고, 소스는 매워서 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거기다가 술까지 마셔 열이 더 오른다. 그래도 젓가락질을 멈출 수는 없었다. 먹으면서 야채와 고기를 계속 채워 넣고, 더 넣을 게 없으면 국물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다.

보통은 이거 하나만 먹어도 배가 적당히 차고 마신 술의 양에 비해서 훨씬 더 취기가 돈다. 가끔은 혼자 먹으면서도 흥이 올라 간단한 음식 하나 더 시켜서 맥주를 더 마실 때도 있었다. 이렇게 기분 좋게 먹고 숙소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에어컨 바람 아래 누워있으면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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