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레이는 섬은 아니지만 보통 배로 접근하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위키피디아에서 보면 끄라비와 아오낭 사이에 위치한 반도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라일레이는 크게 웨스트 라일레이, 이스트 라일레이, 프라낭으로 구역을 나눌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이스트 라일레이를 거닐어본 경험을 공유한다.
웨스트 라일레이는 아오낭에서 롱테일보트를 타면 도착하는 곳이고, 이스트 라일레이는 아오남마오에서 배를 타거나 웨스트 라일레이에서 걸어서 갈 수 있다. 나는 라일레이 전체를 돌아보기 위해 아오낭에서 출발해 웨스트 라일레이에 내려 이스트 라일레이를 지나 프라낭 비치까지 걸었다.
롱테일보트 타기 - 아오낭에서 라일레이, 프라낭 비치 가는 방법
이스트 라일레이는 웨스트 라일레이와는 다르게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물빛을 구경하긴 어려운 곳이었다. 대신 물이 빠진 해안가와 그 위에 떠 있는 배는 고즈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안가가 길어서 호텔이나 리조트가 서쪽보다 훨씬 많고, 식당이나 술집도 꽤 많았다. 편의시설 접근성만 보면 여기가 더 좋았다. 서쪽 해변에는 마사지 가게가 들어설 자리조차 없는데, 동쪽은 여럿 보였다. 그런데 동쪽과 서쪽을 오가는데 5분이면 충분하고 서쪽에도 상점가 길거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숙소는 아무 데나 잡아도 상관없을 것 같다.
오전 시간에 배를 타고 들어와서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사람이 많이 없고 술집들은 다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바다도 물이 빠져 휑하고, 거리도 휑해서 그런지 약간 망한 관광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수년 전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서해안 어느 곳을 놀러 갔을 때 받았던 느낌이랄까? 하지만 밤에는 리조트와 술집의 조명이 거리를 비추며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뿜을 것 같았다.
걷다 보면 선착장이 하나 나타나는데, 아오남마오를 오고 갈 때 배를 타는 곳이다. 만약 끄라비 첫날부터 라일레이에 숙소를 잡았다면,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아오남마오 선착장으로 이동 후 롱테일보트를 타고 여기서 내리면 된다.
롱테일보트를 타려면 무릎까지는 적셔야 하므로 크고 무거운 캐리어가 있다면 약간의 고난이 예상된다. 그리고 배는 사람을 꽉 채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아오낭이 아닌 아오남마오를 오갈 때는 사람이 모이기 쉽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기다리기 싫으면 탈 사람들이 전체 요금의 1/n을 내고 가야 한다.
그리고 이 선착장 뒤로 길이 하나 있는데, 리조트를 통해 웨스트 라일레이로 가는 길이다. 나는 상점가를 통해서 넘어왔는데, 조금 돌아가는 길이라 1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리조트 길은 쭉 뻗은 길이라 5분이면 서쪽과 동쪽을 오갈 수 있다. 다시 웨스트 라일레이로 넘어갈 때는 이 길을 이용했다.
더 걷다 보면 물은 여전히 빠져있지만, 탁 트인 해변이 나타나고 기암절벽이 함께해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경치는 멋있는데, 그늘이 없어 걷는 동안은 조금 더웠다.
길을 계속 걸으면 해변 끝에 좁은 길이 나타난다. 길 초입에 화장실과 매점이 있고, 상점 오른쪽은 프라낭 비치로 통하는 길이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프라낭에 도착할 수 있다.
상점 왼쪽 길로 들어가면 절벽에서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각자 장비를 챙겨와서 하는 것은 아니고 현지인한테 돈을 주고 장비를 빌려서 하는 것 같았다. 이런 클라이밍은 프라낭 비치에서도 볼 수 있었다.
웨스트 라일레이와 마찬가지로 이스트 라일레이도 프라낭 비치를 가기 위해 지나가는 곳일 뿐이었지만, 배를 타고 바로 프라낭으로 가지 않고 이렇게 걸어보는 것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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