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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저녁 길거리 걸어보기, 소이 빈타밧(Soi Bintabaht) | 후아힌 여행

태국/후아힌 | 여행기록,정보

by TEXTIMAGE 2019. 5.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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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후아힌에서 머물던 시계탑 근처의 동네는 여행자 거리의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많은 상점과 해변이 관광객 위주로 돌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도 현지 현지 사람보다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백인을 주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낮에는 거리에서 사람 구경하기 쉽지 않은데 해 질 녘이 되면 길거리에 가게의 조명이 비치고 안 보이던 사람들도 나타나 제법 여행자 거리의 모습이 된다.



길거리를 많이 돌아다니기는 했으나 주로 야시장을 갈 때나 썽태우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길과 해변으로 가는 길밖에는 다니지 않았다. 며칠 있으면서 저녁에 이쪽 길거리를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었는데, 떠나기 마지막 날 일부러 동네 전체를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후아힌의 워킹스트리트라는 소이 빈타밧도 가보기로 했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길을 걸었다. 바닷가에 레스토랑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녁때는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역시 낮에는 생각도 못 했던 좋은 분위기를 뿜어내는 식당이 몇 있었다. 식당은 꽤 있지만 실제로 장사가 잘되는 곳은 몇 안 됐다. 특히 위 사진 속의 식당은 주변 식당과 비교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이 지역의 중심점은 힐튼 리조트이다. 힐튼 방향으로 길을 걷다 보면 해변으로 들어가는 길인 중국 사원, 힐튼 리조트 정문으로 들어가는 길, 그리고 빈타밧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 지역에는 많은 밥집과 술집이 있는데, 소이 빈타밧 내에는 주로 술집이, 바깥쪽으로는 주로 식당이 있다.



힐튼 리조트 주변으로 펍이 몇 개 있다. 하나는 힐튼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다른 곳들은 해변가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분위기의 야외 술집이다. 그런데 여기 펍들에는 규모에 비하면 사람이 정말 없다. 예전에는 흥했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망해가는 관광지의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하나? 실제로 그런 걸지도.



들어가는 데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던 후아힌의 워킹스트리트인 소이 빈타밧. 동네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곳으로 들어가는 샛길은 많다. 다만 뒷골목을 들어가는 느낌이라 처음에는 살짝 긴장했다.



빈타밧으로 들어가면 작고 큰 펍들이 여럿 있다. 대부분의 펍은 노래를 크게 틀어두고 있고 짧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있었다. 빈타밧의 메인 거리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손님은 별로 없고 여성 종업원만 많아서 자기들끼리 크게 떠들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곳 말고도 여자 종업원 없이 꽤 넓은 공간에 길거리를 내다보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다.


메인 거리보다는 주변의 작은 펍들에 사람이 더 많았다. 혼자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많았고, 여럿이 맥주 마시며 포켓볼을 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워킹스트리트라면 저녁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야 하는데,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고 노래만 시끄럽다.



소이 빈타밧 주변으로 마사지샵이 많다. 이곳들은 딱 봐도 불건전하게 보이는데, 호객을 위해 거리에 나와 있는 여성 마사지사들은 원피스나 핫팬츠를 입고 있다. 그리고 호객이 심하다. 길을 걷는데 갑자기 뒤에서 팔을 잡고는 나를 잡아 세워서 간절한 눈빛으로 마사지를 말하는데 무서웠다. 그리고 길을 돌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왔던지 1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아까 나를 잡았던 여자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데 섬뜩했다. 잡히기 싫어서 도망치듯이 이 거리를 떠났다.



나는 워킹스트리트 보다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더 좋다. 소이 빈타밧에서 바닷가 반대 방향, 시계탑 쪽으로 식당과 야시장이 여럿 있다. 지도에도 그렇고 검색을 해봐도 시계탑 건너편의 야시장이 나오는데, 여기보다는 시계탑 안쪽 거리에 있는 야시장과 식당 골목이 분위기가 더 좋다. 시계탑 건너 야시장은 물건이 너무 판에 박힌듯하고 먹을거리도 별로 없다. 시푸드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먹으러 가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시계탑과 바닷가 사이의 동네를 다녀보면 생각지도 못한 야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현지인이 대부분인 규모가 제법 큰 먹거리 야시장이 있는데 여기서 먹은 닭고기 덮밥은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안 다니는 골목에 물건을 파는 노점이 넓은 간격으로 있는 곳도 있었는데, 역시나 살 것은 없었지만 느긋하게 물건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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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밤에 분위기가 좋았던 곳은 중국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길 왼쪽은 바닷가를 마주 보고 있어 식당이 몇 곳 있었고, 오른쪽 아무것도 없는 담벼락에는 테이블 몇 개 가져다 두고 맥주를 파는 곳이 있었다. 사원에 도착해서는 레스토랑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해변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그렇게 분위기가 엄청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사람도 별로 없었다. 해변 중앙에 있는 레스토랑은 조금 달랐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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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리가 불빛을 반짝반짝 빛내는 것은 아니다. 내 첫 숙소인 반 유옌이 있던 거리는 낮에는 사람의 왕래가 제법 있고 길거리 음식도 여러 곳에서 팔았는데, 저녁이면 쥐죽은 듯이 조용한 곳이 됐다. 손님이 없었다면 문 열어 놓은 가정집인 줄 알았을 정말 작은 식당 한 곳을 제외하고는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되돌아보면 엄청 인상적인 동네는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거리들의 기억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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