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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 당일치기로 다녀오다

국내여행

by TEXTIMAGE 2016. 1.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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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처에 올라왔다가 당일치기로 인천 차이나타운에 다녀왔다. 친구집에서 나설 때 하늘이 흐리다고 생각했는데, 차이나타운에 도착하고 보니 흐린 날의 정체는 미세먼지였다. 날을 잘못 잡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한 시간 반이나 걸려 왔는데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인천역 앞을 나오면 바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이는데, 경찰이 곳곳에 많이 보인다. 교통통제를 위해 근무하는 것 같았다.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니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급경사는 아니었지만, 평지를 걸을 때보다 숨은 차고, 미세먼지는 내 폐에 더 깊숙이 들어왔다. 온통 빨간색의 중국집이 쭉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칼국수, 게장, 복집, 냉면집이 제일 앞에 있다. 사람도 없어 굉장히 한산해 보였다. 돌아다니면서 알았지만,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오는 길이 많았다.



오르막의 끝에 오면 처음 기대했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4층 높이의 빨간색 간판을 큼직하게 달고 있는 중국집들이 보이는데, 공화춘의 역사와는 상관없이 이름만 공화춘인 중국집과, 백짜장으로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연경이 보인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중국집이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여기 사장님들은 돈을 정말 많이 벌었고, 지금도 더 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먼저 연경에서 백짜장을 먹기로 하고 줄을 섰다. 유명세와는 다르게 줄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건물 전체가 하나의 중국집이고, 테이블 회전이 굉장히 빠르다. 줄을 서면 아저씨가 몇 분 기다리면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데, 3분을 말해줬다. 앞에 대략 5팀 정도 있었는데 5분 기다리고 들어갔다.


테이블에 앉으면 정수기에서 담은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작은 생수병을 준다. 뜯은 생수병에 물을 채운 것이 아니라 그냥 새것의 생수병이다.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정수기로 감당이 안 되기에 선택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생수병이 위생적으로 더 좋다. 물 더 달하고 하면 생수병 또 준다.


백짜장은 주문 후 금방 나왔고, 소주도 한 병 시켰다. 살짝 비벼서 한입 먹었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그렇게 칭송받을 음식인가 싶었다. 엄청나게 맛있는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먹다 보니 점점 입에 당겨 마지막에는 양념 전부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8천원은 조금 비싸 보였지만 맛있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요리 하나를 시켜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었고, 생각외로 백짜장을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까만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연경에서 나와서 거리를 걸었다. 곳곳에서 화덕만두와 공갈빵을 팔고 있고, 조금 구석으로 가면 양꼬치를 파는 곳도 있다. 한 곳의 화덕만두집에 줄이 많이 서 있었는데, 줄 서서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사람이 적당히 붐비는 다른 가게에서 나는 호박화덕만두를 사고, 친구는 고기화덕만두를 샀는데 우리 둘 다 실망했다. 쓸데없이 배만 채우는 것 같아 반만 먹고 버렸다. 가격은 하나에 2,000원.


빨리 소화시키고 다른 음식을 먹기 위해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짜장면 박물관이 있는데 짜장면은 입으로 먹어야지 눈으로 봐서 뭐하냐는 생각에 가지 않았다. 방문객의 열린마음과 지갑을 노린 길거리 상인도 있는데 내 지갑을 열리지 않았다. 차이나타운 자체가 크지 않다. 더 높은 곳에는 공원도 있는데 미세먼지 마시며 산책을 할 필요는 없어서 길거리 구경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짧은 소화를 마치고 짜장면을 한 번 더 먹으러 한 중국집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관광객이 잘 안 가지만, 숨겨진 맛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향미 중국집. 검색 없이 그냥 들어갔다. 들어가니 홀에 가족끼리 온 테이블이 두 개 있었고, 연경과 다르게 매우 한가했다. 식사시간이 많이 지나서 더 없었던 것 같다.


간짜장 두 개와 소주를 주문했는데, 매운 것을 좋아하면 향미고추간짜장을 추천한다고 했다. 나는 요즘 매운 것을 피하고 있어서 친구만 '향미고추간짜장'을 주문했다. 간짜장이 6,000원 / 고추간짜장이 아마도(확인을 못 했다) 8,000원 / 향미고추간짜장이 10,000원인데 4천원 차이면 그냥 짜장면 하나 가격 차이다.


음식은 빨리 나왔고 고추간짜장은 맵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비주얼이었다. 일반 간짜장은 짜장소스와 면만 나오는데, 향미고추간짜장은 계란후라이와 계란국도 나온다.


주문한 두 개 음식의 특징은 감칠맛이 굉장히 없다는 점이다. 재료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스타일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입으로는 맛있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일반 간짜장에는 고기가 아주 조금 들어가 있고 양파가 많다. 친구가 먹은 향미고추간짜장은 4천원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건더기를 보여주었다. 맵기 때문에 면만 먹어 건더기가 그대로 남아 남은 소주 반병의 안주로 먹기는 좋았다. 



2시간 동안 짜장면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위에서 면이 불고 있는지 향미를 나오니 배불러서 이대로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멀미를 할 것 같아 카페에서 쉬었다.


해가 거의 질 때쯤, 인천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술기운이 살짝 오르는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서울역을 지나치기 전에 다행히 잠이 깨서 무사히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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