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가 이 제품이 우리 집 냉동실에 들어오게 됐다. 포장 부피가 커서 냉동실의 많은 자리를 잡아먹고 있는지라 후딱 해 먹어 치웠다. 이 제품은 내가 종종 사는 피쉬볼을 만드는 회사인 세미원의 홍콩식 새우완탕면이다.
재료를 준비해서 라면처럼 스프넣고 끓여 먹는 제품인 줄 알았는데, 냉동 레토르트 제품이었다. 별도의 채소를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넘쳐나는 청경채를 넣을까도 싶었지만 귀찮아서 그냥 있는 그대로를 먹기로 했다. 포장에는 1~2인분이라고 적혀있는데, 보통 이런 식의 표기면 2명이 먹기에는 부족한 양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육수와 완탕이 들어 있는 파우치는 중탕하고, 면은 물에 직접 끓여야 한다.
뒷면에는 조리법이 나오는데, 안 봐도 만들 수 있다.
먼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육수파우치부터 중탕을 시작했다. 넓은 냄비나 팬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여서 파우치를 넣는다. 타이머를 8분에 맞췄다.
냄비 하나로 할 거면 파우치를 건져내고 다시 물을 받아서 면을 삶으면 되는데, 나는 냄비 하나를 추가로 사용했다. 면은 2분 30초를 삶아준다. 미리 삶아두면 면발이 붇기 때문에, 육수 중탕을 하던 도중에 면을 삶아서 타이밍을 맞췄다.
접시에 담으니 모양이 그럴싸하다. 홍콩 완탕집에서 먹는 양으로 따지면 2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인의 눈으로는 라면 하나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이었다.
국물은 좋은 말로는 담백했고, 조금 심심한 느낌이었다. 청경채와 파는 정말 조금 들어있다. 새우완탕은 4개가 있는데, 밀가루 맛이 많이 났다.
조금 먹다가 매운 고춧가루를 반 숟가락 정도 넣어서 먹었다. 태국 고춧가루를 넣으니 방콕 길거리에서 먹던 쌀국수 생각이 났다(...).
조리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홍콩의 완탕이 그립다면 한 번 먹어볼 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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