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마트에서 파는 양장피를 먹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고기랑 새우 같은 주재료는 조금 부족한 듯해 아쉬웠었다. 그래서 집에서 재료들을 듬뿍 사용해서 양장피를 만들어 먹었다. 겨자소스는 만들까 하다가 사다 두고 안 쓰고 있던 냉채소스를 사용했다.
냉장고에 야채들이 다 있어서 맛살만 사와서 요리를 시작했다. 돼지고기 뒷다리살 불고기용과, 칵테일 새우, 맛살, 오이, 피망, 당근, 양파, 지단을 위한 계란을 준비했다.
소스는 갓뚜기의 겨자 냉채소스를 사용했다. 소스만 맛을 보니 겨자의 맛은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이런 겨자소스나 냉채소스를 사용한다면 미리 맛을 보고 요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소스는 겨자의 맛이 많이 약하고 단맛이 꽤 있었다.
양장피의 당면은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것이 사용되는데, 훠궈를 만들어먹고 남은 고지당면을 사용했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30분간 물에 불려두었다. 물에 넣어두고 그냥 방치하면 자기들끼리 들러붙어서 요리에 사용할 수 없다. 중간에 확인해서 당면들끼리 강하게 붙기 전에 떼어줘야 한다.
돼지고기는 당면보다 살짝 가는 굵기로 채를 썰었다. 잡채용 등심을 사용하면 편하지만, 냉장고에 고기가 있어서 따로 사지 않았다.
채소들은 기본적으로 다 채를 썰어주면 된다. 오이와 당근은 생으로 먹고, 피망과 양파는 고기와 함께 볶아줄 것이다. 맛살은 손으로 얇게 찢어서 접시에 올렸다.
해동한 칵테일 새우는 뜨거운 물에 30초 정도 데쳐서 사용했다.
계란 두 개를 사용해서 지단을 부쳤다. 다른 야채들과 비슷한 굵기와 길이로 채를 썰면 된다.
여기서부터 팬 두 개를 사용했다. 하나는 당면을 삶고, 하나는 고기를 볶을 것이다. 당면은 계속 먹어보면서 확인했는데, 못해도 10분 이상은 삶은 것 같다.
기름을 약간 두르고 고기를 볶기 시작한다. 밑간은 미리 안 하고 구울 때 소금과 후추를 뿌려줬다.
고기의 색이 다 변하면 양파와 피망을 넣고 살짝 볶아준다.
이어 기본적인 양념을 해준다. 부재료들이 많아서 약간 간을 짭짤하게 하려고 했다. 굴소스3T, 간장1T, 설탕1T를 넣어줬는데, 소스가 달다면 설탕은 빼도 될 것 같다.
만약에 고기에 진한 색을 입히고 싶으면 노두유(노추)를 넣어준다. 나는 노두유 반 스푼과 생강가루를 약간 넣어줬다.
노두유가 들어가니 색이 확 변한다. 더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어느 정도 익었다고 생각되는 당면을 찬물에 한 번 헹궈서 물기를 빼고 볶던 고기에 넣었다. 그리고 참기름 한 스푼을 넣고 당면에 양념이 고루 묻도록 잘 섞어주면서 1분 정도 볶아줬다.
많은 레시피에서 당면에 진간장과 참기름을 넣어서 버무려주던데, 이마트 양장피가 모델이었기 때문에 같이 볶았다. 이 고기볶음만으로도 맥주 두 캔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료들을 이쁘게 올리고 고기볶음을 가운데에 쌓으면 완성이다. 겨자소스는 취향껏 넣으면 된다. 만들고 보니 재료들이 너무 많았다. 도저히 재료들을 접시 위에서 섞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큰 볼에 재료들을 다 넣고 비닐장갑을 끼고 비벼서 다시 접시에 담았다. 냉채소스의 겨자맛이 약해서 맛을 내려고 소스를 꽤 많이 넣었는데, 그래도 겨자맛은 별로 나지 않았다. 괜히 단맛만 늘어났다. 쿵푸걸이라는 미국 리슬링 와인과 같이 먹었는데, 그렇게 잘 어울리지는 않았다.
겨자맛은 약했지만, 요리 자체의 맛은 좋았다. 세 명이서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는데, 혼자서 먹다 보니 다 먹기도 전에 배가 불렀다. 겨자만 따로 더 넣어줬으면 정말 맛있는 양장피가 될 뻔했지만,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 다음에는 더 잘 만들 수 있으니까 좋은 경험으로 생각한다. 배부르게 한 끼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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