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나 카페에서 가끔 눈에 띄던 방콕의 식당이 하나 있었는데, '사바이자이'라는 에까마이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는 식당이다. 다양한 태국음식을 팔고 맛도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언제 가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태국에 방문한 차에 들려보기로 했다. 나는 길거리 노점이나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대부분의 끼니를 때우지만, 처음 태국에 온 친구들에게 태국 음식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제대로 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에까마이 역에서 식당까지 약 1.3km를 걸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긴 거리다. 역에서 내린다면 오토바이 택시인 랍짱을 타거나 아니면 땀을 좀 흘리며 걸어야 할 것이다. 1km 정도 지난 지점에서 식당 안내판이 나오고 식당 골목 근처에는 식당 직원이 나와 있었다. 구글지도에서 검색해보면 근처에 같은 이름의 식당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식당과 햇갈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직원을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일장기가 연상되는 간판을 달고 있는 태국음식점이 나타난다.
자리를 안내받고 메뉴판을 받았다. 메뉴판이 두껍고 음식도 정말 다양해서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일단 친구들에게는 첫 태국음식인 만큼 호불호가 안 갈리는 음식을 선택하려고 했다. 고민 끝에 닭고기구이, 생선 요리, 똠얌꿍, 모닝글로리, 쏨땀, 그리고 스티키 라이스와 쌀밥을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고는 술을 깜빡해서 사람을 다시 불렀다. 여자직원이 왔길래 싱하 맥주를 저그로 달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앙탈을 부리면서 자기를 보란다. 뭐지 했는데, 옷에 하이네켄 로고가 있다. 그때서야 뭔가를 깨닫고 주변을 보니 창, 싱하, 레오, 하이네켄 등 각 맥주 회사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태국에서의 첫 맥주를 하이네켄으로 먹이고 싶지 않았지만, 말술인 친구들이기 때문에 또 주문하기로 하고 일단은 하이네켄을 주문했다.
먼저 쏨땀과 모닝글로리가 나왔다. 쏨땀은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고, 모닝글로리는 감칠맛이 좋았다. 친구들은 모닝글로리를 좋아했다. 한국인에게는 호불호가 없는 음식인 것 같다. 음식이 다 나오면 사진을 찍는다고 겉핥기 식으로 맛만 보고 다음 음식을 기다리며 맥주만 마셨다.
맥주를 다 마셔갈 때쯤 나온 닭고기구이. 아직 생선과 똠얌꿍이 더 나와야 했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로 봐서는 꽤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일단 먹기로 했다. 그리고 유니폼 입은 직원이 아닌 식당 직원이 옆을 지나갈 때 불러서 싱하 맥주를 주문했다. 닭고기 구이는 닭 자체보다 소스가 맛있었다.
똠얌꿍은 한 친구는 좋아했고, 한 친구는 그냥 먹을 만 하다고 했다.
다른 음식을 거의 다 먹을 때쯤에야 나온 생선요리.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에서 안주하며 먹기에 딱 좋았다. 생각보다 금방 배가 불러서 맥주는 저그 두 개로 끝냈다. 계산한 금액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1000밧 중반 정도 됐던 것 같다. 대략 5~6만원 정도.
저녁 7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식당에 도착했었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다. 매장 규모가 꽤 있고, 직원도 많아서 인기 있는 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들 요리를 다양하게 주문해서 먹는 터라 주문한 음식이 빠르게 나오지 않았다. 만약 가게 된다면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를 즐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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