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긴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플런완 마켓을 나와 신스페이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도에서 보기에 많이 멀어 보이지 않아 걸어서 이동하니 15분 정도 걸렸다. 멀지는 않은데 땡볕에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걸으니 땀이 꽤 났다. 신스페이스 가는 길이 주택가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내가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구글을 믿고 길을 걷다 보니 한적한 길에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나타났다. 얼핏보면 관공서 같기도 하고 도서관 같아 보이기도 하는 건물이었다.
씬스페이스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 알고 왔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호텔 로비가 보였다. 사실 그냥 보면 호텔인지 모른다. 근처에 캐리어가 쌓여 있어서 알 수 있었다.
호텔은 내 관심사가 아니므로, 호텔 로비 반대편의 길로 들어갔다. 기다랗게 이어진 길에 음료를 파는 바가 있었다. 순간 음료를 사야 들어갈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앞에 사람이 그냥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이 공간. 이 공간에 들어가기 직전에 안내문이 있었다. 음료를 구매한 손님을 위한 공간이라고. 맥주라도 한잔 마실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서 고민을 했다. 음료도 비싸 보이는데 에어컨도 없는 더운 이곳에 앉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래서 뒤편에 서서 잠깐 구경하고 사진과 동영상 짧게 찍고 나왔다. 그냥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풍경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더워서 굳이 여기에 머물기는 좀 망설여지는 곳이었다. 언제 오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른 오전이나 오후 해 질 녘이라면 있을 만할 것 같았다.
들어왔을 때와 다른 길로 걸어서 나왔다. 실내정원 같은 공간도 있고 상점도 몇 개 있었지만 내 관심을 끌 만한 것은 없었다. 그렇게 입장한 지 15분 만에 씬스페이스를 나와버렸다. 소문난 집에 별거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다.
다시 땡볕을 걸어 플런완 마켓 쪽 큰길에서 녹색 썽태우를 잡아타고 시계탑 근처 후아힌 야시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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