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듬뿍 소고기 비프카레 만들기 (고형카레, 3일숙성)

마트에서 떨이로 사 온 다진 척아이롤 소고기를 사용해 카레를 만들었다. 고형카레와 양파, 당근을 넣어 만들었고, 추가적으로 맛을 더 낼 수 있는 소스들을 소개해본다.

고형카레는 아무거나 사용해도 무방하고 가루 카레도 상관이 없다. 제품 뒤에 적힌 조리법만 잘 따라가면 된다.

나는 고형카레 8조각 모두 사용해서 8인분(먹어보면 4인분도 안 됨)을 만들 거고, 고기는 450g 정도를 사용했다.

조리법을 보면 8인분을 만들 때 고기는 300g을 쓰는데, 나는 감자를 빼고 고기로 채웠다.

채소는 당근 한 개를 깍둑 썰고, 큰 양파 하나를 채 썰었다.

맛있는 카레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난관인 양파 볶기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한 번 해봤다. 평소에는 그냥 깍둑 썰고 대충 볶다가 끓인다. 일단 볶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중불에서 기름 두 숟가락을 넣고 양파를 볶는다.

5분을 볶았다.

10분을 볶았다.

15분을 볶았다.

20분을 볶았다. 갑자기 현타가 와서 볶기를 그만두었다. 정말 시간이 많고 맛있는 카레를 만들겠다면 시도를 추천하지만 대충 볶아 만들어도 맛있다. 양파는 꺼내서 접시에 따로 덜어두었다.

양파를 볶던 팬에 기름 두 숟가락을 넣고 고기를 쏟아붓는다. 중강불에서 고기를 익혀준다. 볶으면서 소금과 후추도 조금 뿌려주었다.

고기를 볶다 보면 물기가 많이 생기는데 어느 정도 날아갈 때까지 볶아준다.

수분이 적어지면 당근을 넣고 5분 정도 볶아준다.

당근이 적당히 볶아졌으면 양파를 넣고 물을 붓는다.

물의 정량은 카레 8조각에 1.2L지만, 꽤 오래 끓일 거라 200ml 더 넣어서 1.4L를 넣었다. 강불로 올려서 물이 끓으면 중불로 줄이고 15분을 더 끓여주었다.

팬을 보면 알겠지만, 물이 꽤 많이 증발한다. 당근이 푹 익었으니 불을 줄이고 카레를 넣어준다. 분말카레라면 조금씩 넣어가며 풀어주고 고형카레는 몽땅 다 넣어준다. 고형의 카레도 풀어줘야 하는데, 양이 적다면 고형카레 하나씩 전담해서 풀어줄 수도 있지만, 8조각을 다 그렇게 하기는 귀찮다. 그래서 다 넣고 휘적휘적 계속 저어준다. 카레를 떠 올렸을 때 덩어리가 안 보일 때까지 계속해준다.

카레를 다 녹인 시점에서 요리를 끝내도 맛은 이미 기대했던 것의 110%다. 120%를 만들기 위해서 몇 가지 소스들을 넣어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카레에 자주 넣는 것은 버터, 꿀, 카이옌페퍼 그리고 시간이다.

버터 작은 한 조각 녹여주면 맛이 부드러워진다. 꿀 한 두 숟가락 넣어주면 은은한 단맛이 가해져서 더 맛있다. 카이옌페퍼 반 숟가락을 넣어주면 뒷맛이 매콤해져 두 그릇 먹을 카레, 세 그릇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날 먹으면 밤새 솜씨 좋은 누가 와서 카레를 다시 만들어 둔 것 같은 맛이 난다.

반숙의 계란 프라이는 카레와 잘 어울리니 프라이팬 하나 더 설거지할 용기가 있다면 꼭 얹어먹자. 제조사 주장 8인분을 만들었지만, 역시나 2명이 두 끼를 먹으니 냄비가 바닥을 드러냈다. 재료를 크게 쓰지 않아도 물 비율만 잘 맞추면 실패하기 어렵고, 맛있게 만들 수 있으니 만들어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