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수입산 척아이롤을 싸게 팔고 있길래 한 덩이를 집어왔다. 500g이 넘는 양인데 만원도 되지 않았다. 장바구니에 담았던 어묵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고기만 한 덩이 사 와서 먼지 쌓인 옵티그릴을 꺼냈다.
일반 척아이롤이면 어묵을 들고 왔을지 모르지만, 크게 붙은 살치살(아래 빗살무늬)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소금과 후추를 앞뒤로 뿌려서 구울 준비를 했다.
전원을 켜고 스테이크 코스를 누르고 OK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예열을 시작한다. 예열이 끝나면 삐-삐- 소리가 울린다. 예열 중 기계에서 연기가 나는데 당황하지 않고 소리가 울릴 때까지 그냥 두면 된다. 생각보다 예열에 시간이 꽤 걸린다.
소리가 울리면 뚜껑을 열고 고기를 올리고 다시 뚜껑을 덮는다.
고기를 넣고 뚜껑을 닫은 순간부터 푸른 불빛에서 빨간색으로 서서히 변해간다. 파랑-초록-노랑-주황-빨강으로 변해가는 데 기계는 3단계로 나눠서 각 단계가 끝났음을 소리로 알려준다. 미디엄레어으로 구우려면 2단계 중간에 수동으로 중단해야 한다. 색상별 고기 굽기 정도는 테팔 홈페이지에서 '제품 상세보기'를 눌러보자.
1단계가 끝나는 소리가 울리고 조금 더 기다렸다가 밝은 주황불빛이 됐을 때 전원버튼을 눌러 동작을 멈췄다. 타이밍이 약간 애매했는데, 너무 안 익으면 더 잔열로 더 익힐 생각으로 기계를 껐다. 처음 고기를 올리고서 5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불빛의 변화속도는 고기두께에 따라 다르므로 참고만.
살치살 부위만 접시에 담아보았다.
단면을 보니 미디엄 레어정도 되는 것 같다. 레어인가? 불빛이 조금 더 어두워지길 기다렸으면 더 취향에 맞는 굽기가 됐을 것 같지만, 맛있어서 그냥 먹었다. 와인 한 잔 따라놓고 같이 먹으니 잘 어울렸다. 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집안에 연기 거의 안 피우고 고기를 구웠다.
기계값 본전을 찾으려면 더 열심히 써야 하지만, 설거지가 조금 귀찮아서 스테이크나 생선을 구울 때만 가끔 사용한다. 불빛만 보면 대충의 굽기 정도를 알 수 있으니 스테이크 굽기에는 꽤 유용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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