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전용잔이 들어있던 벨즈 위스키를 샀었는데, 사놓고 한동안 마시지 않았다. 사놓고 안 마시면 현명한 소비(?)가 아니므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하이볼 한잔을 만들어 마셨다.
위스키와 하이볼잔, 탄산수와 라임즙을 준비했다. 단맛을 생각하며 사이다나 토닉워터를 사용하고, 깔끔한 맛을 원하면 탄산수를 쓰면 된다. 탄산수는 종류가 워낙 많은데, 고급스러운 맛은 아무래도 페리에가 좋고, 강한 탄산을 원한다면 초정탄산수나 싱하 소다워터가 좋다. 나는 싱하 소다워터를 썼다.
이제 계량따위 없는 하이볼 한 잔을 만들어보자. 잔에 대충 얼음을 넣는다.
위스키도 대충 넣는다. 취하고 싶으면 많이 넣는 거고, 주량이 약하면 조금 넣는다. 집에서 편하게 마시는 술인데, 비율에 너무 목숨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량에 맞게, 기분에 맞게 위스키를 붓는다.
라임즙을 조금 짜 넣고 탄산수를 가득 채운다. 아무래도 생라임이나 생레몬이 훨씬 맛이 좋지만, 집에 항상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즙 제품을 쓴다. 생과일을 사용할 때는 일부러 즙을 짤 필요는 없고 깨끗하게 씻어서 슬라이스해 넣어두기만 해도 된다.
이 하이볼 전용잔은 잔 모양은 마음에 드는데 촌스럽게 붙은 큰 로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로고 때문에 싸구려틱한 느낌이 나는데, 떼어지지도 않는다.
마시다 보면 얼음이 녹아서 술이 맹맹해진다. 그럴 때 중간에 위스키와 탄산수를 첨잔해가며 먹으면 된다. 집에서 마시는 건데, 일부러 잔을 다 비우고 다시 만들어 먹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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