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조조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왔다. 자전거 타고 5분 거리에 CGV가 있기 때문에 자취생이 집 앞 슈퍼에 가는 기분으로 영화관에 입장. 나와 부부 한 쌍이 관객의 전부였다.
10분 조금 넘게 광고가 이어지고 영화가 시작! (근데, 내가 내 돈을 내고 보는 영화에 광고가 나오나요?)
내가 본 영화는 남영동1985. 고문장면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갑자기 화면이 지지직, 영화가 안 나오고 녹색 화면이 뜬다. 으잉?
곧 다시 켜질 거라 생각하고 몇 분 기다린다. 화면은 계속 자연의 싱그러움을 내뿜고 직원도 들어오지 않는다.
밖에 나가서 직원에게 상황을 알리니 무전기로 영사기사고를 알린다.
여직원 세 분이 우르르 들어와 연신 허리를 굽히며 사과멘트를 쏟아낸다.
다음 시간의 영화나 다른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환불은 안되나!?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계속 영화관에 있을 수는 없다.
무전기로 무언가를 주고받고는 바로 영화 상영을 해주겠다고 한다. 몇 분에 고장 났느냐고 물어보는데, 사고 직후 찍은 사진에 저장된 시간을 알려줬다.
드디어 영화가 다시 상영!
그런데... 영화가 너무 되돌아갔어!! 고문장면을 한참 다시 봐야 했다.
자기들도 느꼈는지 직원 한 명이 스텔스모드로 내 옆에 와서 영화가 얼마나 뒤로 갔느냐고 물었다. 갑자기 옆에 여자 얼굴이 보이는데 놀랐다 -_-
그렇게 106분 영화를 140분을 보고 나왔다.
자주 안 가는 영화관인데 2012년에 영사기 사고를 두 번이나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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