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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릭파오를 넣은 태국식 동죽찜 (또는 동죽볶음)

음식 요리/동남아요리(태국|베트남)

by TEXTIMAGE 2020. 4. 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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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남프릭파오를 넣은 홍합찜을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 동죽이나 바지락 같은 작은 조개로 볶음을 만들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죽 한 봉지를 사다가 다시 요리를 해봤다. 볶음을 생각하고 만들었으나 찜과 볶음 그 중간의 음식이 만들어졌다.

재료는 동죽 800g, 베트남 고추 몇 개, 청양고추, 시금치를 준비했다. 원래는 바질이 들어가야 하지만 집에 시금치가 넘쳐나기 때문에 사용했다. 시금치 향이 별로 강하지 않아서 요리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양념은 남프릭파오 2.5 :설탕 1 : 간장 1 : 굴소스 1 : 피쉬소스 1 비율로 만들고 미원 몇 꼬집 넣어줬다.

기름을 두르고 반으로 자른 베트남 고추와 다진 마늘을 넣고 향이 나도록 볶아줬다. 아주 잠깐만 볶으면 된다.

그리고 동죽을 넣어준다. 나는 볼에 있는 동죽을 그대로 다 부었는데, 바닥에 있던 물까지 다 쏟아져서 위기가 찾아왔다. 볶아야 하는데 냄비에는 물이 흥건했다. 대략 100mL 정도의 물이 쏟아진 것 같다.

동죽의 양이 많기도 했고, 이렇게 된 거 볶기보다는 쪄서 익히자는 생각으로 뚜껑을 덮어서 3분을 기다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동죽이 입을 벌리면서 물이 더 쏟아진 것인지 처음보다 물이 더 많았다. 뚜껑을 연 상태로 뒤적거리며 물기를 조금 날리고 소스를 넣어줬다. 물과 양념이 섞이니 흥건한 물이 눈에 확 들어와 마음이 아팠다. 난 볶음을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시금치와 청양고추를 넣고 시금치 숨이 죽을 때까지만 뒤적거리며 익혀준다.

완성된 음식을 접시에 담아서 내면 완성이다. 시금치를 너무 익혔는지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시금치를 먹으려고 만든 음식이 아니었고, 냉장고에 엄청나게 많은 시금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았다. 

일단 맛이 기가 막힌다. 익숙하지 않지만 감칠맛이 폭발하는 맛이었다. 동죽 살이 홍합살보다 탱글탱글해 씹는 맛도 좋았다. 이 음식과 열빙어 버터구이를 함께 곁들여서 와인 한 병을 비웠다.

동죽을 다 먹고 나니 소스가 많이 남았다. 떠먹은 것까지 생각하면 국물이 얼마나 많았던 것인지... 한국인이라면 소스를 남기고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면 사리를 넣기로 했다. 칼국수 사리를 짧은 시간 동안 따로 삶아주고 소스와 합쳐서 볶았다.

맛이 기가 막힌다. 동죽과 소스가 만들어 낸 어마어마한 감칠맛과 밀가루가 만나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작은 생선 몇 마리와 조개가 채워주지 못한 포만감이 국수까지 먹으니 기분 좋게 차올랐다.

처음에는 국물이 많아서 걱정됐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물이 적당히 들어가니 국물까지 떠먹으며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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