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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식 샤브샤브 찜쭘 집에서 만들어 먹기

음식 요리/동남아요리(태국|베트남)

by TEXTIMAGE 2019. 11. 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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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쉽게 수끼 전문점을 찾을 수 있고 길거리 노점에서는 한 그릇 음식으로 팔기도 한다. 야시장이나 야외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특이한 모양의 토기에 육수가 담겨 나오는 수끼 비슷한 음식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찜쭘이라고 한다. 이름에 따른 사전적 정의로 정확히 구분하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토기에 담겨 나오면 찜쭘이고, 우리가 아는 샤브샤브 비슷한 형태로 나오면 수끼라고 이해를 하고 있다.

몇 곳에서 수끼를 먹어봤는데, 주문하고 상에 차려지는 내용물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위 사진은 온눗역 코너79에서 먹은 찜쭘이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서 그런지, 고기뿐만 아니라 오징어와 새우도 있었고, 새송이버섯이 있었다. 가장 저렴하게 먹었던 찜쭘은 120밧이었는데, 고기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주고 버섯은 없었다.

재료가 세팅되면 수끼를 먹는 것처럼 취향대로 이것저것 넣어서 끓여 먹으면 된다. 소스는 칠리소스와 초록색의 라임즙과 고추가 들어간 것이 나온다. 초록색 소스는 엄청 맵다. 야외에서 먹으면 더위와 매움의 콤보로 땀이 쉬지않고 흘러 내린다. 고기는 계란 물에 담겨 나오는데, 그냥 나온다면 직접 날계란을 깨서 고기와 섞어주면 된다.

가스불이 아닌 숯불을 이용하기 때문에 처음 숯이 달궈지는데 시간이 걸리고 재료가 익는데도 조금 더디다. 어떤 곳은 숯을 아주 달궈서 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금방 육수가 끓고 재료가 익는다. 어떤 곳은 그냥 불만 댕겨주고 가져다 주는데, 이런 경우에는 육수 끓는 데만 한세월이 걸린다.

찜쭘을 한국에 돌아와서 만들어봤다. 지난 태국 등뼈 감자탕인 랭쌥 만들기에서 육수를 태국에서 사 온 스톡큐브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도 스톡을 사용한다. 4월에 갔을 때는 못 보고 최근에 갔을 때 볼 수 있었던 제품으로 아마도 신제품이 아닐까 싶다. 국물을 내보면 미묘하게 태국스러운 맛이 난다.

이 큐브를 구할 수 없으면 그냥 일반적인 육수를 내서 사용하자. 양파 대파 같은 채소와 멸치, 다시마, 건새우 같은 건어물을 이용하면 쉽게 육수를 낼 수 있다. 이것도 귀찮다면 그냥 다시다를 사용하자.

소스는 태국에서 사 온 해산물 칠리소스, 그리고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수끼소스를 준비했다. 빨간 소스는 로켓배송 되는 그곳에서도 판다. 초록색 소스는 취향을 탈 수 있으므로 없으면 빨간 수끼소스만 준비해도 좋다. 내가 사온 초록색 소스는 태국에서 먹어봤던 것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최근 여행에서 찜쭘 토기를 구하려고 해봤지만 구경도 못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평소에 쓰던 냄비를 사용했다. 물 1L에 스톡 하나를 넣었는데 신기하게도 간이 얼추 맞았다. 다른 소스를 첨가할 필요가 없었다.

야채는 공심채(모닝글로리)와 알배추, 새송이 버섯을 준비했다. 공심채는 요즘 대형마트에서 판다.

주재료는 돼지고기 앞다리와 오징어를 선택했다. 앞다리는 수육용으로 샀던 거라 직접 썰어줬다. 처음부터 불고기감을 쓰면 편하다.

계란 하나를 풀고 고기와 오징어를 넣어서 버무려준다. 이대로 상에 내도 좋지만 난 낮은 접시에 따로 담아줬다.

태국에서 먹던 것을 재현하기 위해 버미셀리도 준비했다. 찬물에 불려 놓지 못해서 그냥 빳빳하게 건조된 버미셀리를 날계란 하나와 그릇에 담았다.

준비과정을 거쳐서 이와 같은 한 상이 차려졌다. 일단 비주얼에서 혼자 합격점을 내리고 뿌듯해하며 가스불을 켰다.

육수는 나중에 중간에 물을 보충해주고 큐브 하나를 더 넣어서 사용했다.

계란물에 버무린 돼지고기와 오징어. 냉장고에 새우가 있었는데 생각을 못 했다.

물에 불리지 못한 버미셀리와 날계란.

빨간 소스는 익숙한 맛이고 맛도 좋다. 난 다진마늘을 조금 더 넣어줬다. 초록색 소스는 뭐가 조금 아쉬운 맛이었는데, 맛을 살려보겠다고 마늘과 라임즙 설탕, 피쉬소스를 넣었지만 결국 원하는 맛을 낼 수 없었다.

습관이 무섭다. 일단 야채부터 넣었다. 하지만 얇은 고기가 아니라 두껍고 거칠게 썬 돼지고기가 익어야 하므로 바로 고기를 같이 넣어줬다.

태국 음식을 먹으니 맥주도 태국 맥주로.

처음에 재료의 반을 넣어서 끓였다. 고기와 야채를 다 먹은 후 육수를 보충하고 스톡 하나를 추가로 넣고 남은 재료를 다 쏟아부었다. 버미셀리도 넣고 계란물을 넣어주었다.

요즘 날이 쌀쌀해서 태국에서와 달리 땀도 거의 안 흘리고 맛있게 다 먹어 치웠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니 고기를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다. 토기가 아니었던 것과 초록색 소스의 맛이 조금 이상한 것 말고는 모든 게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하지만 땀 흘려도 좋으니 태국 가서 진짜 찜쭘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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