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온눗역 고가 밑 국수노점 | 방콕 식당, 노점

온눗역 근처를 어슬렁어슬렁 걷다 보면 구석구석 숨겨진 노점을 많이 볼 수 있다. 방콕 도착 첫날 테스코 로터스 주변에서 늦게까지 열었던 국수 노점에서 첫 끼를 먹기도 했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해 질 녘 즈음 온눗역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해서 먹어 본 국수 노점이다.

위치는 온눗 마사지 거리 입구 쪽의 맞은편이다. 빨간색 테이블과 연두색인지 노란색인지 모를 형광 간판이 반짝거리는 곳이 내가 먹은 곳이다. 

약간 외떨어진 노점임에도 불구하고 드문드문 외국인이 찾는지, 사진과 영어 메뉴판이 있다. 나는 40바트짜리 비프 누들을 달라고 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도로 바로 옆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살짝 새롭다. 해 질 녘의 햇빛을 받으며 지나가는 차를 구경하고 있으니 갑자기 여행을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몇 분마다 BTS가 지나가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게 된다.

고기 몇 점과 비프볼로 추정되는 완자 두 개, 그리고 적당한 양의 쌀국수가 들어 있는 국수 한 그릇이 나왔다. 함께 먹으라고 숙주와 야채도 따로 그릇에 내주었다.

가격을 생각하면 조미료의 힘을 많이 빌렸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국물맛이 좋다. 이 맛을 한국에서도 느끼고 싶어서 각종 조미료를 사서 한국에 돌아와 만들어보지만, 이 맛이 안 난다.

따로 내준 야채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어떤 노점은 제대로 씻지도 않은, 딱 봐도 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저분한 숙주를 내주는 곳도 있는데, 이 노점의 숙주는 깨끗했다.

BTS가 지나가는 소리를 몇 번 더 들으면서 국수를 다 먹고 40바트를 냈다. 처음에는 양이 괜찮아 보였는데 막상 먹어보니 배가 차지 않았다. 그래서 숙소 근처의 식당에서 닭고기 바질 덮밥을 또 먹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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