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떠나는 날, 터미널에 캐리어를 맡겨두고 RTC 버스를 타고 님만해민 근처 센트럴 깟수언깨우로 돌아왔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밥도 먹고 구경도 하다가 지친 다리를 쉬게 하기 위해 카페에 들리기로 했다. 치앙마이 수안독 게이트를 나와 북쪽으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있는 스타벅스는 오가며 몇 번 봤었다. 안 가본 카페를 가자고 생각해서 일부러 찾아갔다.
들어가자마자 한국의 스타벅스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근처 대학교 학생들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간혹 안젊은이와 나 같은 외국인도 있었지만 대부분 학생들이었다. 노트북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있거나 교재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사람이 많아 2층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커피를 기다리는 사이에 창가 쪽 소파 자리가 생겨 가방으로 자리를 찜 해두고 커피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왔다.
넓은 공간에 테이블이 답답하지 않게 배치되어 있어 좋았다. 한쪽 벽면에는 텀블러가 진열되어 있어 구경해봤는데, 특별하게 살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은 캐리어에 두고 왔기 때문에 나가면 비를 맞고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맞을 비가 아니었다. 10초만 맞으면 온몸이 다 젖을만한 아주 강력한 비였다.
비가 그칠 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태국에서는 비가 짧은 시간 확 쏟아지고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리 오래가지 않아 그칠 것으로 생각했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카페에 들어온 지 세시간이 지나 해가 졌는데도 비는 계속 세차게 내렸다.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쨌든 버스 시간 안에 터미널에만 가면 되었다. 2층은 1층과 달리 어둑어둑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2층에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2층에서도 한 시간 정도를 보냈다.
그냥 비를 맞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게 지겨워질 때쯤 비가 약해졌다. 이 정도면 맞을만하다는 계산이 서 드디어 스타벅스를 탈출했다. 이렇게 태국에서 가장 지루한 4시간을 치앙마이에서 보내고 야간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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