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제주도 여행 1일차, 여행은 과정? 그 결과는 고생

카테고리 없음

by TEXTIMAGE 2016. 4. 14. 08:55

본문

제주도여행 1일 - 공항 > 제주 > 비지터 게하 > 동문시장


오랜만에 제주도에 가려고 항공권을 확인하는데 가까운 청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저녁 7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면 싸게 풀려있다. 그보다 앞 시간 비행기는 생각보다 비쌌기 때문에 공항 가는 교통비가 더 들더라도 다른 공항에서 출발하는, 좀 더 이른 싼값의 비행기를 찾아봤다. 김포공항에서 4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생각보다 싸게 나와 있어서 예매했다.



청주공항까지 버스로 한 시간이면 공항 바로 앞에 내려주는데, 좀 싸게 가겠다고 고생이다. 난 여행 한정, 고생을 마다치 않는다. 뭐 걸어서 공항에 가는 것도 아니고(걸어서 가는 것도 언제 한 번 시도해볼 만한 것 같은데?). 공항으로 가는 여정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기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가서 공항철도 타고 김포공항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플랫폼에 서 있으니 여행가는 기분이 든다.



돈과 시간을 교환해야 한다면 난 시간을 팔고 돈을 절약한다. 난 시간이 많다. 풍경 잠깐 보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는지 도착 직전까지 내리 잤다.



공항에 도착해서 티켓을 받는데 내 앞의 아주머니 세 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내 뒤에 기다리다 못해 다른 줄로 간 사람이 나보다 더 빨리 티켓을 받아들고 간다. 출발 시각까지는 여유로워서 마냥 기다렸다. 내 차례가 오고 앞부분 복도 쪽 자리를 달라고 했다. 비상구 괜찮냐고 물어봐서 좋다고 하고 티켓을 받아들고 보안검색을 받으러 갔다.


배터리 규정이 강화됐다고 해서 보조가방에 전자제품을 전부 다 넣어서 검색대를 통과시켰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나뿐인 듯. 가방이 나오고 집어서 가려는데 직원이 보조가방을 보자고 한다. 그러시라고. 한참을 뒤지는데 찾으려는 것을 못 찾는 것 같다. 시간이 걸려서 찾아낸 문제가 된 제품은 소니 액션캠. 모양이 특이해서 그랬나? 아무튼 액션캠 때문이라고 하더니 가라고 한다. 급하게 물건들을 주워 담고 2번 게이트 옆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아직 출발까지 한 시간이나 남았다. 가방을 다시 꾸리고 노래 들으며 사람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직원이 탑승 시작하겠다고 말하니 사람들이 우르르 일어나서 먼저 타겠다고 급하게 줄을 선다. 난 통로 쪽 자리라서 마지막에 탄다는 생각으로 앉아서 사람들이 타기를 기다렸다.


비행기를 타서 내 자리를 찾으려고 좌석 번호를 보는데 가장 앞쪽 비상구 자리다.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게 오늘이 될 줄 몰랐다. 소감을 얘기하자면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다. 이착륙 시에 승무원과 마주 앉아야 하는데,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고 시선을 피하는 것도 잠깐이고, 하여튼 다리는 편한데 마음이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한 시간이 안 걸려 비행기가 제주공항에 도착했고 밖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아무도 안 탈 줄 알았는데 버스가 들어오자 뒤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들어와 버스에 탑승한다. 앉아가고 싶었지만 슬프게도 서서 가야 했다.



동문시장 근처에서 내려서 비지터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했다. 집에서 출발한 지 6시간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멀고도 힘들었다. 내 방은 6인 도미토리인데 내가 첫 번째로 들어온 손님.


샤워하다가 칫솔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씻고 나가서 다이소에서 칫솔과 맥주를 사서 들어왔다. 그 사이에 누가 체크인해서 같이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직 체크인 한 사람이 없다.



회를 사다가 맥주랑 먹기로 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회만으로 배를 채울 수 없을 것 같아 먼저 떡볶이 1인분을 포장하고 회를 파는 곳을 둘러봤다. 고등어회가 먹고 싶었는데 고등어회만 들어있는 접시가 보이지 않아서 고등어회만 따로 살 수 없냐고 물어보니 한 마리에 만오천원, 한 접시에 이만원이라고 한다. 한 마리만 떠달라고 했다. 회는 나왔는데 담아주지를 않는다. 사람들이 몰려서 이미 돈을 낸 나는 뒷전이다. 계속 서 있고 자리를 막고 있으니 처음에 웃으면서 말씀하시던 아저씨가 다른 아저씨고 보고 "고등어 빨리 줘서 보내" 라고 하신다. 이것이 바로 제주의 정겨운 인심인가? 하하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오픈 키친에서 포장해온 음식을 먹었다. 고등어회가 입에 잘 맞는다. 떡볶이도 맛있었지만 1인분으로 배가 차지 않는다. 그래도 맥주 한 캔을 다 마시니 배가 차는 느낌이다.


방에 들어가니 두 사람이 있다. 인사하고 여행자들이 만나면 하게 되는 질답시간을 가졌다. 이것도 곧 시들시들해지고 각자의 침대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첫날이 끝났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