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나라인 태국에서 해가 지는 저녁이면 낮보다는 훨씬 걸을만한 환경이 된다. 해가 져도 여전히 더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따가운 햇빛이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된다. 특히 해가 지기 직전인 오후 6시 반 즈음에는 햇빛이 따스한 느낌을 주는데, 여기에 살짝 어두워지는 하늘이 합쳐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때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행복감이라고 해야 할까? 저절로 미소 지어지며 여행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 질 녘 온눗 지역을 사진들과 함께 돌아다녀 보자.
한때 내 숙소였던 소이 스쿰빗 81의 솔로 익스프레스. 난 이 거리를 좋아한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은 거리가 깜깜해서 별로지만, 해 질 녘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낮에는 없던 과일과 꼬치 등을 파는 노점도 골목 초입에 나타난다. 꼬치가 구워지면서 엄청난 연기를 만들어내는데, 그 연기 속에서 포장을 해가려는 태국인들을 볼 수 있다.
[태국/호텔숙소] - 방콕 온눗역 솔로 익스프레스(Solo Express) 2박 후기
위는 소이 스쿰빗 81의 입구.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 코너를 돌면 일을 마치고 온 사람들이 랍짱(오토바이 택시)을 타기 위해 엄청나게 길게 줄을 서 있다.
건너편으로 건너가기 위해 온눗역을 이용한다. 온눗역 2층에서 바로 테스코 로터스 푸드코트로 들어갈 수 있고, 센츄리몰의 2층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테스코 로터스로 들어가지 않고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왔다. 한쪽에서 건강댄스(?)를 추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 안에 외국인도 몇 있다. 몇 년 전에 카오산 파쑤멘 요새 옆 공원에서도 이런 춤을 추는 것을 봤었다. 나도 잠깐 껴서 몸뚱이를 흔들었던 기억이 강제 소환됐다.
테스코 로터스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주차장 끝까지 상시로 물건을 파는 길다란 시장이 있다. 해가 지면 추가로 정문 쪽에도 가판대가 여럿 들어선다. 테스코 로터스 맞은편 센츄리몰 앞 광장에도 물건과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생긴다.
위에서 말한 상시 시장의 모습. 낮에 이곳을 지나가면 정체된 공기 때문에 엄청 덥고 답답함을 느끼는데, 해가 지고 나서는 그나마 조금 괜찮다. 이 길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했지만 살만한 건 찾을 수 없었다.
시장 끝, 주차장 끝부분에서는 음식을 파는 곳이 있다. 가족단위로 와서 먹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차장을 지나쳐 계속 프라카농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영업을 시작하는 고기뷔페들과 노점들을 여럿 볼 수 있다. 난 이 중 한 노점에서 국수를 먹었었다.
프라카농역 방향으로 계속 걷다 보면 사람은 점점 안 보이고 차와 오토바이만 보이는 고가도로 밑을 지나게 된다. 고가 밑은 차와 오토바이의 불빛이 없다면 어둡고 슬럼가처럼 보일만한 곳이다. 해가 진 이후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어 살짝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낮에 오면 다르다. 이발소가 있고, 음식을 파는 곳과 작은 시장도 있다.
고가도로 밑 한쪽 넓은 공터에는 썽태우가 가득하다. 다른 소도시에서는 썽태우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는데, 방콕에서 보는 썽태우는 약간 새로운 기분이었다. 내가 방콕에서 썽태우를 탄 경험은 딱 한 번. 딸랏롯파이1 야시장을 가기 위해서였다.
만약에 프라카농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면 고가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면 된다. 나는 종종 온눗역과 프라카농역 사이를 걸어서 다녔다.
다시 온눗역 방향으로 돌아오자. 해가 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해 질 녘의 따스한 햇볕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해가 지면 길거리 차량의 노점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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