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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등뼈 감자탕 랭쌥(똠랭쌥, Tom Leng Zabb) 만들기 (랭쌥 스톡큐브)

음식 요리/동남아요리(태국|베트남)

by TEXTIMAGE 2019. 11. 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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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을 처음 본 곳은 딸랏롯파이1 시나카린 야시장이었다. 야시장으로 가는 통로 한쪽에 식당들이 있었는데,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초록초록하고 거대한 뼈가 쌓인 음식을 먹고 있었다. 강렬한 첫인상이었는데, 이후에 잊고 지내다가 매일 맥주를 먹던 곳에서 이 음식을 다시 발견했다.

잡설이 꽤 있으니 바로 조리법을 보려면 중간으로 내려가자.

여행 후반에는 항상 온눗역 근처에서 보내는데, 매일 저녁 가던 코너79에서 이 음식을 발견했다. 갑자기 나타난 건지 원래 있던 메뉴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주문을 했다. 그런데 인기가 많았는지 다 팔렸다는 말을 들었다. 뒤에 있는 큰 냄비를 가리키며 새로 만들고 있으니 한 시간 뒤에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이날은 먹지 못했다. 바로 다음 날 조금 일찍 가서 어렵게 랭쌥을 먹을 수 있었다.

맵고 시고 뜨거운 등뼈찜이라니. 이런 음식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강렬한 첫 시식 이후에 자주 찾게 되는 음식이 됐다.

이 음식을 찾아보면 몇 가지 이름이 있다. leng zabb, tom leng zabb, leng tom zabb 등 다양하게 검색이 되는데 내가 이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한 큐브에 leng zabb이라고 적혀 있기에 앞으로 랭쌥이라고 부를 것이다. 사 먹을 거면 랭쌥, 똠랭쌥, 랭똠쌥과 같은 이름은 상관없다. 주문은 그림 보고 하면 되니까. 

방콕에서 한국으로의 귀국을 앞두고 테스코 로터스에 쇼핑을 하러 갔었다. 태국을 여러 번 다녀오다 보니 기념품은 사지 않고 소스류같이 한국에서 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산다. 식품 코너를 구경하던 중 초록색의 새로운 큐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돼지, 닭, 버섯, 똠얌큐브는 봤었는데 랭쌥을 만드는 큐브는 이번에 처음 봤다. 주저 없이 몇 개 장바구니에 담았다.

포장에는 태국어만 적혀 있어서 구글 카메라 번역을 사용해봤다. 뜨겁고 신 수프를 만드는 큐브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뒷면에는 랭쌥을 만드는 조리법이 적혀있다.

1리터 물에 600그람의 등뼈, 큐브 하나, 고추와 굵게 다진 레몬 주스(?), 파슬리를 넣으라고 되어있다.

나는 등뼈 대신에 800그람의 살 많은 갈비를 사용했고, 청양고추 2개, 큐브 2개, 레몬즙, 쪽파를 재료로 사용했다. 이제 조리과정을 보자.

등뼈도 마찬가지지만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준다. 30분마다 물을 갈아주며 2시간 정도 담가뒀다.

불순물 제거를 위해 끓는 물에 10분 데쳐서 찬물에 씻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이 큐브를 사용할 차례. 난 1.5리터 물에 큐브 2개를 넣었다. 살이 많은 갈비라 오래 끓일 것이기 때문에 물을 중간에 보충해줄 것이다.

고기를 넣기 전에 맛을 살짝 봤는데, 간은 전혀 안 맞지만 방콕에서 먹던 랭쌥의 향이 느껴졌다.

고기를 넣고 뚜껑을 덮은 상태로 강불에 10분, 중불에 20분을 끓였다.

30분을 끓였더니 국물이 많이 없어졌다. 맛을 봤는데 맛이 방콕에서 먹던 그 맛이 나서 신기했다. 고기 상태를 보니 더 삶아야 할 것 같아 물 500ml를 추가로 넣고 강불에서 20분을 더 끓였다.

고기가 익는 동안 초록초록함을 더해줄 청양고추와 쪽파를 준비했다. 청양고추는 2개만 썰었는데 나중에 먹으면서 후회했다. 쪽파는 파슬리를 대신해서 사용했다.

20분이 지나서 뚜껑을 열어보고 맛을 봤는데 간이 조금 센 것 같아 물을 조금 더 넣고 라임즙을 짜 넣고 5분을 더 끓였다. 간이 안 맞으면 피쉬소스를 넣을 생각을 했는데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

접시에 뼈를 옮겨 담고 국물을 따른 후 청양고추와 쪽파를 끼얹었다. 비주얼은 합격.

갈비로 만드니 살이 많아서 먹기 좋았다. 더운 날 야외에서 땀 흘리며 양손으로 뼈를 잡고 숨어있는 살을 발라 먹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국물도 시큼하니 맛있었다. 계속 먹다 보니 오래 끓여서 뼈에서 육수가 제대로 우러났는지 살짝 느끼했다. 청양고추를 더 넣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의 느끼함 때문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첫 도전치고는 요리가 꽤 잘 만들어진 것 같다.


+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조리법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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